환경오염이 기후재난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지금,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리사이클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리사이클 Recycle 다시 말해, 재활용을 했다고 하면 가격이 저렴해야 할 것 같지만 오히려 상당히 비싼 걸 보면 환경 보호라는 이미지를 이용해서 이익 창출을 노린 마케팅 같아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오늘은 리사이클 제품이 왜 더 비싼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리사이클 Recycle 제품이 왜 더 비쌀까?
플라스틱에 갇힌 지구
현재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답이 없는 수준입니다. 그린피스와 충남대학교 연구팀은 지금처럼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할 경우 2030년 국내 플라스틱 생활계 폐기물은 2010년 대비 약 3.6배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금처럼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플라스틱으로 뒤덮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섬유로 다시 태어나다.
썩지도 않고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의 하나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섬유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 원단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병과 폐기물을 수거해 깨끗하게 세척하고 파쇄, 정제 과정을 거치면 합성 섬유의 원료가 되는 나일론, 폴리에스테르로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 리사이클 캠페인에 진심인 스텔라메카트니와 파타고니아에 대한 소개는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2024.04.25 - [분류 전체보기] - 브라보~ 파타고니아
2024.04.30 - [분류 전체보기] - 비건 패션의 여왕 - 스텔라 매카트니
재생 폴리에스테르 Recycled Polyester는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뭔가를 재생한다고 했을 때에는 원료가 고가이거나 희귀하거나 공급이 제한적일 때 리사이클을 하게 됩니다. 가격도 저가이고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을 재생한다는 건 단지 지구를 위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한 방편일 뿐이다.
합성 고분자 물질로 인해 더럽혀지는 지구를 위해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로, 첫째는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썩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내야 하고, 둘째로는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을 멈춰야 합니다. 그러나, 당분간은 이 두 가지 모두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연구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고, 두 번째 방법은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위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도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버려진 플라스틱이라도 재활용하자는 움직임 속에서 탄생한 것이 재생 폴리에스테르입니다.
Recyle인데 왜 더 비쌀까?
플라스틱을 재생하는 방법에는 화학적 방법과 물리적 방법이 있습니다.
화학적 재생은 폐기물을 완벽하게 원료인 EG와 TPA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재생 폴리에스테르는 오리지널과 구분할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오리지널과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재생 폴리에스테르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아이러니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일 큰 문제는 이렇게 재생된 폴리에스테르는 오리지널보다 3배 이상 비싸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리적 재생은 녹이고 정제하는 단순한 과정입니다. 단점은 순도, 백도, 투명도가 떨어져서 컬러가 탁하게 나오고 PET로는 50d 원사까지만 뽑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물리적 방법으로 만들어진 원사조차도 원래 가격보다 2-3배 더 비싸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경제 원칙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재생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그 물건은 더 싸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만약 더 비싸다면 그건 환경 부담금이라는 일종의 세금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세히 보면 재생 폴리에스테르가 100%가 아닌 30%, 50%인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몇 % 이건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섞었다면 오리지널 폴리에스테르보다 가격이 비싸게 되는 건 당연한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비싼 리사이클 제품을 왜 사용해야 할까?
이전 글 '면은 친환경 섬유일까?'에서 가격이 비싼 유기농 면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가격이 비싼 재생 폴리에스테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결을 같이 합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지구와 인류를 위해 환경 부담금을 지불한다는 생각으로 유기농 제품과 리사이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에게는 참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환경 부담금을 개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리사이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보조금 형식으로 지원하여 최종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재생 폴리에스테르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환경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물론 아닙니다. 재생 폴리에스테르 제품도 세탁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있으니까요. 지구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제로 플라스틱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당장 플라스틱의 대체재를 구할 수 없다면, 플라스틱의 생산을 규제, 감축하고 재사용과 재활용 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제로 플라스틱에 도달해 가야 할 것입니다.
환경 문제를 단순히 정부와 기업에게만 맡기지 말고, 개개인들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여러 방면에서 노력해 주시기를 촉구하며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를 소개함으로써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그린피스에서 여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홈페이지에서 환경 문제에 대해 함께 공부해 보시고 캠페인에 동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 문헌과 사이트 >
- Textile Science-Merchandiser에게 꼭 필요한 섬유지식 II, 안동진, 한올출판사, 2019.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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