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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RIC

대나무 섬유, 정체를 밝혀라

by 달달 연구소장 2024. 5. 21.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 요즘, 대나무 섬유로 만들었다는 제품들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대나무 섬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대나무 섬유는 천연 섬유인 것인지, 대나무 섬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나무 섬유, 정체를 밝혀라

 
우리나라에서 푸바오에 대한 인기가 엄청 난대요, 푸바오가 좋아하는 대나무는 판다의 주식이기도 하지만 수천 년 동안 인간에게도 식량으로, 건축자재로, 생활용품 및 의복재료 등 다양하게 활용되었던 식물입니다. 
 
요즘에는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해서 의복, 침구, 수건 등의 용도로 대나무 원단이 많이 사용되고 있더라고요. 
 

대나무 섬유는 천연섬유일까?

 

대나무 섬유
대나무 섬유ⓒGuadua Bamboo

 
대나무 섬유는 천연섬유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천연 섬유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대나무 섬유를 만드는 방법이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방법은 물리적 방법으로, 대나무의 나무 부분을 펄프로 분쇄하고, 효소를 이용해 분해하고, 빗질을 하여 원사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물리적 방법으로 만든 대나무 섬유는 항균성이 우수하고, 흡한속건(땀을 쉽게 흡수하고 빨리 마름) 성이 좋고, 정전기 방지 기능을 가집니다. 
 
두 번째 방법은 화학적 방법으로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레이온 Rayon이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레이온은 나무로부터 셀룰로오스 Cellulose를 얻은 다음, 이를 녹여서 섬유로 뽑아낸 재생 섬유를 말합니다. 셀룰로오스란 지구상의 모든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합성한 포도당의 중합체인 천연고분자입니다. 면은 98%가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진 셀룰로오스 덩어리입니다. 면은 의복소재로 매우 적합하고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지만, 재배과정에서 매우 환경파괴적으로 경작되고 있습니다. 
 
*** 이전 글 '면(Cotton)은 친환경 섬유일까?'를 참고해 주세요.
2024.05.17 - [분류 전체보기] - 면(Cotton)은 친환경 섬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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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나무는 면처럼 농약이나 비료를 줄 필요 없이 자연에서 잘 자라지만, 워낙 강성이다 보니 셀룰로오스를 녹여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펄프를 이황화탄소를 사용하여 녹이는데, 이렇게 만든 것을 비스코스 레이온 Viscose Rayon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황화탄소입니다. 이황화탄소는 인간의 신경계에 작용하며,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전신 마비, 언어장애가 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원진레이온'에서 공장 노동자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레이온을 만드는 공정에서 원료를 대나무를 사용하면 대나무 섬유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화학 공정을 거치면서 물성이 바뀌어서 천연섬유도 아니고 화학섬유도 아닌 어중간한 재생 섬유라고 분류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나무 섬유의 95% 정도는 바로 이 과정을 거친 레이온이라는 것입니다.
 

대나무 섬유라고 판매하는 것에 문제 제기를 하다.

 
앞서 설명 드렸듯이 물리적 방법으로 제조한 대나무 섬유는 천연섬유가 맞습니다. 그러나, 시중에 대나무 섬유라고 소개되는 다수의 제품은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한 레이온입니다. 여러분이 예상하셨듯이 물리적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가격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제적 이유 때문에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한다는 것은 이해되었으나, 그럼 화학적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을 대나무 섬유라고 표시해도 되는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레이온이 만들어지는 공정을 보면, 목재가 펄프로 되는 과정에서 세포가 파괴되고 셀룰로오스를 제외한 다른 성분은 모두 제거가 됩니다. 다시 말해, 어떤 나무로 만들어지든 원래 나무가 가지는 특성은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제품이 대나무 섬유라고 소개된다면, 일반 소비자들은 물리적 방법으로 제조되어 대나무의 순기능이 살아있는 섬유를 떠올릴 것입니다. 이런 오해(속임수)를 받지 않으려면 레이온이라고 정확히 명시해 주어야 합니다.
 
대나무는 다른 식물에 비해 빨리 자라고, 면화보다 에이커당 50배 많은 섬유를 생산할 수 있으며, 농약이나 제초제 없이 친환경적으로 재배가능하고, 항균성과 흡한속건성이 좋아 의복 소재로 적합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제조되었으냐에 따라 천연섬유일 수도 있고, 재생 섬유인 레이온일 수도 있습니다.
 
구매하실 때 이 점 꼼꼼히 살펴보시고 구매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 문헌과 사이트 >

  • Textile Science-Merchandiser에게 꼭 필요한 섬유지식 II, 안동진, 한올출판사, 2019.
  • Guadua Bamb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