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오다 보니 냉감 소재로 만든 옷이나 이불이 많이 판매되고 있더라고요. 오늘은 인견, 비스코스, 아세테이트, 텐셀, 모달, 큐프라, 리오셀 등 수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레이온에 대해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견이 무엇인가요?
인견 = 비스코스 레이온
인견이란 인조견사(人造絹絲)의 줄임말로 '사람이 만든 실크'라는 뜻입니다.
지난 글 '대나무 섬유, 정체를 밝혀라'에서 잠시 레이온에 대해 설명해 드렸는대요, 인견도 레이온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비스코스 레이온(Viscose Rayon)을 말합니다.
면은 98%가 셀룰로오스인 반면, 레이온은 원료가 나무이다보니 리그닌(Lignin)과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고 나서야 셀룰로오스를 얻을 수 있으며, 이렇게 얻은 셀룰로오스를 펄프(Pulp)라고 합니다.
펄프는 셀룰로오스이기는 하지만 면과 달리 섬유상을 띠고 있지 않아서 섬유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합성 섬유의 제조방법과 같이 녹여서 가르다란 관(노즐)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원료가 나무이다보니 천연섬유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공정과정에서 원재료의 성질은 잃어버리고 제조방법도 합성 섬유와 같다 보니 재생섬유라는 이름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 아래 '섬유의 분류'를 참고하시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인견은 부드러우면서 광택이 나서 마치 실크같다하여 인견이라 이름 붙였으나, 이름 때문에 더 헷갈려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레이온 1세대, 2세대, 3세대
앞서 설명했듯이 나무에서 얻은 셀룰로오스는 섬유의 형태로 녹여야하는데, 이때 이황화탄소를 사용한 것이 바로 비스코스 레이온입니다. 강력이 약하다는 이 1세대 레이온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세대 레이온인 모달(Modal)이 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 1세대와 2세대 레이온은 셀룰로오스를 용해시키기 위해 이황화탄소를 사용하는데, 이황화탄소는 분해되어 대기오염의 주범인 아황산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물질로 중독성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신경계통에 손상을 준다고 하여 문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1년 '원진레이온' 사고로 공장 노동자들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황화탄소 없이 셀룰로오스를 녹일 수 있는 용매가 개발되어 유독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강력한 습윤강도를 가진 레이온을 생산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3세대 레이온인 텐셀(Tencel), 즉 리오셀(Lyocell)인 것입니다. 텐셀은 비스코스를 만든 영국의 코톨즈(Courtaulds)에서 만든 브랜드명이며, 리오셀은 렌징(Lenzing)의 브랜드명입니다. 현재 코톨즈는 렌징에 합병되어 둘은 같은 회사입니다. 텐셀과 리오셀도 같은 회사의 제품이 되었습니다.
레이온 1세대 : 비스코스 레이온
레이온 2세대 : 모달
레이온 3세대 : 텐셀, 리오셀
이 밖에 셀룰로오스를 아세톤에 녹여 셀룰로오스의 성질을 아예 바꿔버리는 레이온인 아세테이트(Acetate)도 개발되었습니다. ( 위의 '섬유의 분류' 참고 )
레이온의 종류별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비스코스는 저렴하기는 하나 수축률이 크고 강도가 약한 것이 큰 단점입니다.
2. 아세테이트는 일광에 약해 안감으로만 사용됩니다.
3. 모달은 비스코스의 단점인 수축과 강도를 보완한 레이온입니다.
4. 큐프라(Cupra 또는 Cupro)는 유일하게 재료가 나무가 아닌 면화씨의 잔털이며 가장 고가의 레이온입니다.
5. 텐셀은 최초로 이황화탄소를 사용하지 않은 레이온입니다. 리오셀은 텐셀과 이름만 다를 뿐 같은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풍기인견이란?
인견제품을 구매하실 때 풍기인견이란 말도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풍기인견이란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에서 만드는 인견으로 국내 인견 생산량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고 하네요.
풍기인견은 1934년경 평안남도 덕천 지역에서 명주공장을 운영하던 사람이 월남하여 영주군 풍기면 동부리에서 직조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직물공장을 경영하던 월남민들이 6.25 이후 대거 풍기로 이주하면서 풍기인견은 풍기를 대표하는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풍기인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시고 싶으신 분은 풍기인견발전협의회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인견의 장점과 단점
장점
* 통풍성이 좋고 차가운 느낌을 주어 일명 '냉장고 섬유'라고 불립니다.
* 정전기를 일으키지 않아서 속옷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 흡습성이 좋아서 습기를 잘 빨아들입니다.
단점
* 잘 구겨집니다.(방추성이 나쁨)
* 물에 젖으면 강도나 탄력성이 떨어지고 수축도 잘 일어납니다.
세탁방법
요즘에 나오는 레이온 제품들은 레이온의 단점들을 보완하여 나온 제품들이 많아서 일반 세탁을 하여도 무리가 없지만, 만약 레이온 100% 제품을 구매하신다면 세탁시 주의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레이온 제품은 기본적으로 드라이클리닝을 추천드리지만, 손세탁을 하실 경우에는 미지근한 물 또는 찬 물을 사용하시고, 중성세제(울세제)로 조물조물 단시간에 빨래를 마치시고 툭툭 털어서(비틀지 마시고) 그늘에서 건조하시면 됩니다.
올해도 더운 여름이 예상되는데, 냉감소재원단으로 조금이라도 시원한 여름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 문헌과 사이트 >
- Textile Science 섬유 지식 기초, 안동진, 한올출판사, 2020.
- Textile Science - Merchandiser에게 꼭 필요한 섬유지식 II, 안동진, 한올출판사, 2019
- 풍기인견발전협의회 prda.or.kr
-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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