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박테리아로 염색을 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테리아로 염색을 한다고?
염료(안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염료와 안료의 차이점은 지난 글에서 설명해 놓았으니 참고해 주세요.
2024.05.14 - [COLOR] - 인류 최초의 안료인 황토와 황토 염색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염료(안료)와 사람이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화학염료(안료)로 말이죠.
자연염료(안료)는 주로 식물, 동물, 광물에서 얻을 수 있고, 재료 자체가 자연에서 온 것이기에 인간에도, 자연에게도 그리 유해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라 가격이 비싸고, 매번 균일하고 동일한 컬러로 염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인공 합성염료(안료)이지요. 인공 합성염료는 저렴하면서도 매번 균일하게 많은 양을 염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염색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고,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며, 생분해되지 않는 화학물질로 인해 환경오염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의류 산업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오염이 심한 산업으로
전 세계 오염 배출량의 4-8%를 차지한다.
화학 섬유를 만들기 위해 매년 3억 4200만 배럴의 기름이 필요하고,
염색하는 과정에서는 4300만 톤의 화학물질이 배출된다.
엄청난 양의 물도 사용한다.
티셔츠 한 장에 2700리터, 청바지 한 벌에는 1만 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의류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책임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선 항공편과 해상 운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저는 섬유업계에 몸 담고 있는 디자이너로써 제가 디자인한 원단이 많이 생산될수록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것 같아 늘 마음 한 편이 무겁고, 죄책감 같은 감정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곤 했답니다.
그러던 중, 생분해가 가능하면서 기존의 공정보다 훨씬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화학물질 없이도 섬유를 염색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흥미로웠어요.
바이오 디자인의 선구자이자 생명공학 자문회사인 페이버퓨처스의 설립자 나차이 오드리 치자 Natsai Audrey Chieza는 안료를 생산하기 위해 미생물을 연구하던 중 스트렙토미세스 코엘리콜로 Streptomyces cocelicolor 박테리아가 단백질 섬유와의 상호작용으로 생체분해가 가능한 살아있는 안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색의 이름은 바로
리빙 라일락
Living Lilac
입니다.
2020년에는 바이오 디자인 회사인 리빙 컬러 컬렉티브가 스포츠 의류 대기업인 푸마와 협력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투 페이드' Design to Fade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지난 글 '컬러 퍼플'에서 보라색은 권력과 희생이라는 이중상징에서 저항과 혁명의 상징으로 변화, 성장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자연염료에서 화학염료로 전환될 때 모브가 있었고, 화학염료에서 친환경 염료로 전환될 때 리빙 라일락이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전환과 혁명과 혁신의 순간에는 늘 보라색이 함께 하는 것으로 보아 제가 보라색을 저항과 혁명, 혁신과 성장의 상징으로 설명하는 것에 이견이 없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환경오염이 기후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요즘, 지금이라도 기업과 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해주시기를, 그리고 우리도 친환경적인 소비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문헌 >
- 컬러의 말, 로라 페리먼, 윌북,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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