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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박테리아로 염색을 한다고?

by 달달 연구소장 2024. 5. 15.

오늘은 박테리아로 염색을 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테리아로 염색을 한다고?

 

염료(안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염료와 안료의 차이점은 지난 글에서 설명해 놓았으니 참고해 주세요.

 

2024.05.14 - [COLOR] - 인류 최초의 안료인 황토와 황토 염색

 

인류 최초의 안료인 황토와 황토 염색

인류 최초의 안료는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인류 최초의 예술 작품인 동굴 벽화에 사용된 무기 안료일 것입니다.인류 최초의 안료라 추정되는 무기 안료 중 오늘은 황토(red clay, ochers)와 황토

daldal-design.tistory.com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염료(안료)와 사람이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화학염료(안료)로 말이죠.

자연염료(안료)는 주로 식물, 동물, 광물에서 얻을 수 있고, 재료 자체가 자연에서 온 것이기에 인간에도, 자연에게도 그리 유해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라 가격이 비싸고, 매번 균일하고 동일한 컬러로 염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인공 합성염료(안료)이지요. 인공 합성염료는 저렴하면서도 매번 균일하게 많은 양을 염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염색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고,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며, 생분해되지 않는 화학물질로 인해 환경오염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의류 산업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오염이 심한 산업으로
전 세계 오염 배출량의 4-8%를 차지한다.

화학 섬유를 만들기 위해 매년 3억 4200만 배럴의 기름이 필요하고,
염색하는 과정에서는 4300만 톤의 화학물질이 배출된다.
엄청난 양의 물도 사용한다.
티셔츠 한 장에 2700리터, 청바지 한 벌에는 1만 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의류 산업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를 책임지고 있으며,
이는 국제선 항공편과 해상 운송을 합친 것보다 많다. (출처: 아시아투데이)



저는 섬유업계에 몸 담고 있는 디자이너로써 제가 디자인한 원단이 많이 생산될수록 환경오염에 일조하는 것 같아 늘 마음 한 편이 무겁고, 죄책감 같은 감정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곤 했답니다.

 

그러던 중, 생분해가 가능하면서 기존의 공정보다 훨씬 적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화학물질 없이도 섬유를 염색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있다는 사실이 너무 흥미로웠어요.

 

박테리아 군집
스트렙토미세스 코엘리콜로 박테리아 군집 ⓒ컬러의 말

 

바이오 디자인의 선구자이자 생명공학 자문회사인 페이버퓨처스의 설립자 나차이 오드리 치자 Natsai Audrey Chieza는 안료를 생산하기 위해 미생물을 연구하던 중 스트렙토미세스 코엘리콜로 Streptomyces cocelicolor 박테리아가 단백질 섬유와의 상호작용으로 생체분해가 가능한 살아있는 안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 색의 이름은 바로

 

리빙 라일락

Living Lilac

 

입니다.

 

2020년에는 바이오 디자인 회사인 리빙 컬러 컬렉티브가 스포츠 의류 대기업인 푸마와 협력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디자인 투 페이드' Design to Fade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design to fade
디자인 투 페이드 ⓒ푸마

 

제가 지난 글 '컬러 퍼플'에서 보라색은 권력과 희생이라는 이중상징에서 저항과 혁명의 상징으로 변화, 성장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자연염료에서 화학염료로 전환될 때 모브가 있었고, 화학염료에서 친환경 염료로 전환될 때 리빙 라일락이 있습니다.

 

패러다임의 전환과 혁명과 혁신의 순간에는 늘 보라색이 함께 하는 것으로 보아 제가 보라색을 저항과 혁명, 혁신과 성장의 상징으로 설명하는 것에 이견이 없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환경오염이 기후재앙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요즘, 지금이라도 기업과 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더 많은 노력을 해주시기를, 그리고 우리도 친환경적인 소비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문헌 >

  • 컬러의 말, 로라 페리먼, 윌북,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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