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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RIC

버섯을 먹을까? 입을까?

by 달달 연구소장 2024. 4. 29.

지난 글 박테리아로 염색을 한다고? 에서 섬유 산업이 환경오염에 일조한다고 말씀드린 것 기억하시나요?  
그래서 요즘엔 패션산업도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재들을 하나씩 소개해 드릴텐요...
 
오늘
소개해 드릴 소재는
 
바로
 

버섯

 
입니다.
 
 

 
우리가 먹는 버섯이요?
 

버섯

 
네~ 식용 버섯 맞습니다.
 
버섯의 균사체로 만들어진 섬유는
생분해성이 높고
피부 자극이 적어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섬유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기 화학 섬유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로 떠오르고 있어요.
 

버섯 섬유
버섯 섬유 ( 사진 출처 : fashionjournal.com.au )

 

버섯은
섬유뿐만 아니라
가죽으로도 개발되어
비건 가죽 시장을 점유해 가고 있어요.
 
미국의 친환경 섬유업체인 볼트 스레드(Bolt Threads)는
버섯의 균사체를 이용해 마일로(Mylo)를 개발하였고,
글로벌 패션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아디다스의 스탠 스미스 마일로 신발,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의 배럴 더플 백,
체스터 월리스의 마일로 드라이버 백 등을 
상품화했어요.
 
 

버섯 가죽
볼트스레드에서 개발한 마일로 제품ⓒKISTI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패션업체 네파(NEFFA)는
버섯 뿌리를 이용한 신소재 마이코텍스(Mycotex)를 개발했는데요
제조방법이 아주 획기적이랍니다.
소비자의 신체를 측정하여
3D 모델링 과정을 통해 의류의 형틀을 만들고,
이를 통해 버섯의 균사체를 뿌려 자랄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보통 방적, 직조, 재단, 바느질 순서의
의류 제조 공정을 단순화했답니다.
 

버섯 가죽
에르메스가 버섯 가죽으로 만든 빅토리아 백과 Sylvania ⓒMycoWorks

 
버섯 가죽하면
에르메스의 빅토리아 백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거예요.
 
에르메스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회사인
마이코웍스 MycoWorks와 협업해서
실바니아 Sylvania라는 이름의 버섯 가죽을 만들었어요.
 
에르메스는 이런 친환경 브랜드 전략에도 불구하고
사실 비판을 받고 있어요.
에르메스의 상징과도 같은 악어백 제작을 위해
호주에 5만 마리 이상의 악어를 사육할 수 있는
대규모 농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에요.
버섯 가죽 백은 그저 그린 워싱 Greenwashing으로
보여주기식 마케팅이라는 거죠.
 
사실, 비건 가죽하면
에르메스가 아니라
영국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비틀스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의 딸
스텔라 매카트니 Stella McCartney를 기억해야 해요.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풀어볼게요.
 
아무튼,
가축을 소재로 한 기존의 천연 가죽은
동물보호가들의 반대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에서 많은 양의 화학약품이 사용되고
물 사용량이 많고
대량의 고형폐기물과 오폐수가 발생하는 문제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요.
 
버섯 가죽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탄소중립 정책에 부합하는
친환경 산업이면서
농업과 임업, 제조업이 융합하는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주목받기에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도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상품화에 나선다고 발표했어요.
 
농촌진흥청은 버섯 가죽에 대한 기술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앞으로 가죽 전문 회사와의 상품화 협의를 거쳐
다양한 버섯 가죽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 특허등록번호와 특허등록명 : 10-2578118, 영지버섯 균사체를 포함하는 가죽 대체 소재의 제조 방법
 

버섯 가죽
ⓒ농촌진흥청

 
 
동물 보호와 환경 보호를 위해
비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대체 가죽으로서 비건 가죽에 대한 연구가
이미 많이 진행되어
버섯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선인장, 한지 등으로도 개발되어
비건 가죽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내구성에 대한 보완 문제가 남아 있기는 해요.
앞에 언급한 볼트 스레드는
아쉽게도 2023년 
마일로 생산을 포기했답니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폴리우레탄이나 폴리염화비닐 같은 석유제품도
섞는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잖아요.
완벽한 친환경 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고
반가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어요.
 
이달 초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린 글에 따르면
 
" 톰 엘리스 Tom Ellis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박테리아를 배양해 얻은 셀룰로오스(섬유소)로
지갑과 신발 같은 가죽 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고 합니다.
 
박테리아가 만든 가죽은
검은색 색소까지 동시에 만들어서
스스로 염색까지 했다고 하네요.
원료부터 염색까지
완전한 친환경 생물 공정이 완성된 셈이지요.
 

박테리아 가죽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로 만든 지갑. 박테리아가 가죽이 될 셀룰로오스를 합성하면서 검은 색소까지 만들어 염색까지 해결했다.ⓒ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자연에도 인간에도 무해한
완전한 친환경 제품을 향한 연구를 응원하고,
친환경으로 전환하려는 노력들이
패션계에서도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더 많은 친환경 신소재에 대해 궁금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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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보따리 또 준비해서 포스팅할게요.^^
 
오늘은 여기까지...
 
See you
 
 
 

< 참고 사이트 >

  • textilelearner.net
  • 농촌진흥청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 조선비즈, 사이언스샷 "진짜 비건가죽 미생물이 만든다, 염색까지 해결", 2024.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