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갈옷, 감 염색 방법
오늘은 제주도의 전통의상인 갈옷이 무엇인지, 그리고 감 염색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주 갈옷, 감 염색 방법
갈옷이란?
갈옷이란 감으로 염색한 옷을 의미하며, 제주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예로부터 갈옷을 만들기 위해 집집마다 감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감염색에는 주로 덜 익어서 초록색을 띄는 풋감을 사용하는데, 풋감에는 갈색 계통의 색을 내는 타닌(Tannin)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갈옷은 풋감으로 염색한 적갈색의 제주도 전통의상으로, 제주에서는 이러한 갈옷을 '갈중이'(감으로 염색한 옷)라고 불렀습니다.
감으로 염색한 후 옷감은 튼튼해질 뿐만 아니라 먼지와 땀에 강해지기 때문에 제주민들은 오랜 옛날부터 갈옷을 노동복과 일상복으로 즐겨 입었다고 합니다.
갈옷의 장점
천에 감물을 염색하면 그 천은 질기고 더러움을 잘 타지 않습니다. 그리고 열전도율이 낮아 여름에는 시원하고, 물에 젖어도 쉽게 마르고 자외선도 차단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코팅효과가 있어서 비를 맞거나 땀에 젖어도 옷이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좀벌레가 갉아먹지 않으며, 풀을 하거나 다림질이 필요 없어 매우 실용적인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항균효과가 있다고 하여,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이 속옷이나 일상복, 이불이나 베개 커버를 감 염색하여 사용하시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1. 내구성 증가와 방오가공 효과 → 작업복으로 적합
2. 빠른 건조와 자외선 차단 효과 → 여름의복으로 적합
3. 항균성 → 속옷, 일상복, 침구에 적합
염색 방법
1. 감물은 시간이 지나면 발효가 시작되기 때문에 7-8월의 풋감을 염색할 당일 아침에 따서 사용합니다.
날씨 관계로 바로 염색을 못할 경우에는 냉장 또는 냉동 보관 후 사용하시면 됩니다.
2. 감의 꼭지를 떼어내고 절구에 빻거나, 믹서기로 갈아줍니다.
3. 으깨어진 감을 천 주머니에 넣고 즙을 짜서 건더기는 걸러내주고, 감물만 모아둡니다.
4. 감물에 염색할 천을 넣고 20분 정도 조물조물 주물러 감물이 균일하게 염색되도록 합니다.
매염제는 넣지 않아도 되는데, 만약 매염제를 넣게 된다면 어떤 매염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황색, 카키색, 회녹색, 군청색, 회색 등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 일반적인 갈색을 원할 때에는 매염제 불필요 )
이때, 감물 원액을 사용해도 되지만 원액을 사용하면 천이 뻣뻣해져서 옷을 만들 때 힘이 들 수도 있어서 원단의 용도에 따라 물을 좀 섞어서 염색하면 부드럽게 염색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물의 양이 많을수록 탄닌 성분이 물과 함께 희석되기 때문에 색이 연해지고 채도가 떨어집니다. ( 물의 양이 25%를 넘지 않도록 합니다.)
5. 감물에 적신 천을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주름지지 않게 넓게 펴서 건조합니다.
6. 염색 직후에는 갈색이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풋감 속의 chlorophyII의 색소가 분해, 탄닌 성분들이 자외선, 산소, 효소 등의 작용으로 산화 중합되면서 proanthocyanidine의 중합체가 형성되어 갈색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햇빛을 받아야 갈색으로 발색되는 것입니다.
갈색으로 발색되기 위해서는 햇빛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감 염색은 반드시 날씨가 좋은 날 작업해야 합니다.
7. 더 진한 갈색을 원할 경우에는 건조 후 다시 감물에 담가 염색하고 건조하는 과정을 몇 차례 더 반복합니다. ( 사용했던 감물은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8. 발색이 끝난 천을 물에 넣고 삶으면 염색이 완성됩니다.
이제 곧 7-8월이 되면 풋감이 열릴 텐데, 다른 천연 염색보다 염색 방법이 쉬운 감 염색에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항균성이 좋다고 하니 저도 떫은 감이 생기면 집에서 속옷에 감물을 한 번 들여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천연 염색으로 일상의 재미와 건강을 챙겨보시기를 바라며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 논문 >
- 감염색의 농도변화와 매염효과를 통해본 천연염색 디자인, 이순덕, 한국의류산업학회지 제10권 제6호, 2008
< 참고 사이트 >
- 국립대구과학관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