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우리나라의 전통 염색, 쪽 염색

달달 연구소장 2024. 6. 6. 23:59

지난 시간에는 푸른색 염료 중 워드(대청)와 인디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푸른색 염료로 사용되고 있는 '쪽'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염색, 쪽 염색

 

쪽은 Persicaria Tinctoria로 중국이 원산지인 한해살이풀로, 잎에 인디고를 지니고 있어서 푸른색 염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쪽
쪽(출처:두산백과)

 

우리나라에서의 쪽 역사

 

청출어람(靑出於藍)

제자가 스승보다 더 뛰어날 때 쓰는 사자성어이지요. 푸를 청, 날 출, 어조사 어, 쪽 람(남). 직역하면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라는 뜻으로 여기서 쓰인 한자 '람'이 '쪽'을 나타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된 것은 <후한서> '동이전'에서 청의복(靑衣服)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 것으로보아 이미 삼한시대부터 남(藍)으로 쪽 염색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남(藍)에 의한 염색법을 알 수 있는 기록으로 중국 문헌인 이시진의 <본초강목>을 통해 줄기와 잎을 모두 청색으로 물들이는 데 사용한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 '6,7월경에 두툼한 쪽잎을 따서 깨끗이 씻어 닦은 용기에 넣어 주물러 염료를 만들어 쪽색을 물들이며, 말복에는 잎 빛이 변하므로 얼음 곁에 놓아야 한다'는 내용에서 쪽 염색법을 알 수 있으며, <규합총서>에도 시원한 아침에 쪽잎을 채취하여 얼음을 넣고 돌로 간 뒤 곧바로 천을 넣어 염색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청염장(靑染匠, 청색으로 물들이는 염색 장인)이 상의원에 10인, 제용감에 20인이 있어 왕실과 관에서 충당해야 할 염색을 전문적으로 담당한 한편, 민가에서도 가내수공업 형태로 염색을 해왔습니다.

 

조선시대 아름다운 궁중의복 제작을 엿볼수 있는 영화 '상의원'이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본 영화라 살짝 추천해 드리고 다시 쪽 이야기 이어갈게요.

영화 상의원
영화 '상의원'

 

우리나라의 전통 쪽 염색법

 

우리나라의 쪽 염색법은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쪽빛염색법

쪽잎을 물에 담가 갈아서 얼음으로 온도를 낮추고 천을 넣어 염색을 합니다.

 

2. 반물염색법

생쪽잎을 항아리에 담아 물을 붓고 뜨지 않도록 돌로 눌러 하루쯤 놓아두면 태양으로 가온되어 담녹색소가 추출되는데, 이 추출된 색소물을 다른 그릇에 옮겨서 여회(명아주를 불에 태운 재)를 붓고 푸른색 거품이 일 때까지 젓다가, 거품이 일기 시작하면 천을 담가 염색을 합니다.

 

3. 청대반물염색법

청대반물염색법은 먼저 청대(침전된 남)를 만들고 그것으로 염액을 만들어 염색하는 방법입니다. 

쪽잎을 따서 항아리에 담고 돌로 눌러 햇볕에 놓아두었다가 2-3일 후 짙은 형광녹색으로 물색이 변하면 잎을 걸러냅니다. 여기에 여회를 넣고 남색 거품이 일 때까지 젓고난 후, 하루쯤 방치하면 남이 침전됩니다.

윗물은 따라내고 침전된 청대에 잿물을 넣고 혼합하여 염액을 만듭니다. 이때 푸른 물발이 서는 정도를 보며 누룩과 잿물을 적당히 넣는데 때로는 단술을 넣기도 합니다. 일주일쯤 뒤에 물발이 잘 서면 여기에 천을 넣고 저온에서 염색을 합니다. 염색된 천을 염액에서 꺼내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남색으로 염색이 됩니다.

염색이 끝나면 수세한 뒤 물에 담가두어 알칼리를 제거합니다. 

 

쪽 염색 방법

쪽 염색 ( 출처: Youtube )

 

 

쪽 염색은 염색 횟수에 따라 감(紺), 남(藍), 청(藍), 표(縹) 등 다양한 농담으로 염색할 수 있습니다. 

쪽 염색의 컬러들
쪽 염색의 컬러들

 

현재 다양한 지역에서 쪽염색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마다 염색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 석회가루를 어디서는 굴껍데기이나 조개껍질을 사용하고, 어디서는 콩대·쪽대·메밀대를 태워서 사용하고, 수확시기도 조금씩 다르고, 발효방법에 있어서도 어디서는 잿물을 사용해서 발효시키고, 어디서는 막걸리를 넣고 발효시키는 등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염색과정이 복잡하고 노력에 비해 얻어지는 쪽물의 양이 적어서 전통적인 쪽염색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쪽 염색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유럽, 특히 영국은 전통 염색법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더라고요. 우리도 우리의 전통 염색법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 사이트 >

  • 두산백과 "쪽염색"
  • 국가유산청, "청출어람인 쪽염색"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쪽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