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숯 염색과 재 염색

달달 연구소장 2024. 7. 13. 14:09

나무를 태워서 숯을 만들고, 그것으로 안료나 염료를 만들어 쓰기 시작한 건 흙 염색만큼 오래된 염색법입니다. 오늘은 숯 염색과 재 염색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숯 염색과 재 염색

 

숯? 재?

 

이란 나무를 가마에 넣어 구워 낸 검은 덩어리의 연료를 말합니다.

대나무 숯
대나무 숯

 

란 불에 타고 남은 가루 모양의 물질을 말합니다. 

색채 용어 중에 회색은 灰色으로, 재의 색(잿빛)이란 뜻입니다.

또한 아랍어로 '식물을 태운 재'라는 의미인 القلوي‎ (al-qaly)에서 '알칼리'(alkali)란 말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선조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잿물을 세제로 사용해 왔습니다.

나뭇잎을 태운 재
나뭇잎을 태운 재

 

재 염색하는 방법

 

재염의 소재로는 대나무 잎, 버드나뭇가지, 진달래 대, 소나무 등이 좋습니다. 여러 가지 재염 소재 중, 대나무 잎을 태운 재가 맑고 푸른 회색빛이 나면서 색이 곱기 때문에 오늘은 대나무 잎을 이용한 재염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가을이 지나면 떨어진 대나무 잎을 모아둡니다.

*** 낙엽이 아닌 생잎을 사용할 경우에는 15일정도 말려서 사용합니다.

*** 썩은 잎은 좋지 않으니 골라냅니다.

*** 바로 사용할 것이 아니면 자루에 넣어 비 맞지 않는 곳에 보관합니다.

 

2. 마른 대나무 잎을 철 소각통에 넣고 태웁니다. ( 마스크 착용 )

 

3. 대나무 잎을 태운 재 부피의 3배 정도의 물에 재를 붓고 막대기로 잘 저어 10분 정도 방치해 둡니다.

 

4. 재가 물 위에 뜨면 고무장갑을 끼고 물 위에 뜬 재를 잘 문질러 줍니다. ( 반드시 고무장갑 끼고 작업, 피부가 예민하다면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 추가 착용 )

 

5. 재가 완전히 부서지도록 하여 1-2일 방치해 두면 고운 재의 앙금이 생깁니다.

*** 바로 사용해도 되지만, 장기간 숙성시켰다가 사용하면 더 좋습니다.

 

6. 맑은 윗물은 가만히 따라 버리고 적당량의 물을 남겨서 넓적한 대야에 옮기고 식초나 소금을 약간 넣고 거기에 천을 넣고 잘 문질러주어 염색이 되도록 합니다. ( 반드시 고무장갑 착용 )

*** 오래 문질러 줄수록 염색이 곱게 진하게 됩니다.

*** 염액의 온도는 따뜻할 수록 염색이 더 잘 진행됩니다.

 

7. 짜내서 말린 후 염료에 담가 염색하는 과정을 2-3회 반복합니다.

*** 하루정도 염료에 담가 놓으면 더 진한 색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남은 잔여 염료도 하루 정도 놓아두면 앙금이 생기므로 윗물은 버리고 보관했다가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8. 잘 세탁하여 말리면 완성.

 

숯 염색하는 방법

 

숯 염색에는 참숯을 이용해도 되지만, 대나무 숯이 더 효과적입니다.

 

1. 대나무 숯을 잘게 부순 후, 뜨거운 물(100℃)을 넣어 걸죽한 상태로 만듭니다. ( 마스크 착용 )

*** 숯의 농도가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물을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합니다. 

*** 대나무 숯과 물을 1:1의 비율로 항아리에 담고 3개월 정도 숙성시킨 후, 분쇄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2. 염색할 천을 넣고 고무장갑 낀 손으로 비벼가며 염색이 되도록 합니다. ( 반드시 고무장갑 끼고 작업, 피부가 예민하다면 고무장갑 안에 면장갑 추가 착용 )

 

3. 숯 입자가 섬유사이에 잘 흡착되게 하기 위해 2시간 동안 염액에 담가놓습니다. ( 이때 매염제로 소금 추가 가능 )

*** 또는 염색할 천을 염액에 담근 후 소금을 넣고 100℃에서 30분 가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3. 짜내서 그늘에 말린 후 더 진한 색을 원할 경우에는 염료에 담가 염색하는 과정을 2-3번 반복합니다.

 

4. 깨끗이 수세하여 말리면 완성.

 

숯 염색한 직물
숯 염색한 직물

숯 염색의 장점

 

1. 항균효과

남도대학 서명희(섬유염색전공) 교수팀에 따르면 '대나무 숯 염색직물의 항균성 실험' 결과 황색포도상구균 감소율이 98.5%에 달했다고 합니다. 폐렴 간균도 90.4% 감소.

→ 아토피 피부염이나 습진에 효과적일 수 있음

 

2. 소취성( 악취를 없애는 성질 )

숯 염색 직물은 소취성이 뛰어난데 이는 숯 입자의 미세한 구멍으로 인한 높은 흡착력 때문입니다.

→ 땀냄새가 덜 나는 효과

 

3. 원적외선 방사

'숯을 이용한 직물의 천연염색' 논문에 따르면 숯으로 염색된 직물에서 원적외선이 방출됨을 확인하였으며 염색포의 숯농도가 높을수록 원적외선의 효과는 크다고 합니다.

→ 혈액순환 및 신진대사 촉진

 

4. 전자파 차단 효과

통전성이 뛰어난 대나무 숯은 정전기의 발생을 방지하며 전자파를 차단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5. 수분흡착효과

대나무 숯은 수면 중 흘리는 땀을 빠르게 흡수합니다.

 

숯 염색, 재 염색의 단점

 

숯과 재는 염료라기 보다는 안료에 가까워 섬유에 잘 흡착되지 못한 숯가루(잿가루)는 세탁과정에서 빠져나가는 단점이 있습니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의 의복이나, 속옷이나 침구에 숯 염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항균성과 소취성이 뛰어나다고 하니, 무좀이나 발냄새가 심한 분들의 양말에 염색해 보아도 좋을 것 같네요.

 

이상 달달 연구소장이었습니다.

 

See you


< 참고 문헌 >

  • 내 손으로 하는 천연 염색, 정옥기, 들녁, 2001.02.26.
  • 오방색으로 하는 천연염색, 정옥기, 들녁, 2014.

< 참고 논문 >

  • 숯을 이용한 직물의 천연염색, 조원주, 경상대학교대학원, 2003.
  • 대나무 숯을 잉요한 염료 생성 방법 및 이를 이용한 염색 방법, 김명희, 2002.